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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2-27 22:21
조회
231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호흡기를 매일 써야만 하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닌다.
한국의 호킹들 호흡재활로 꿈을 펴다.
2012년 2월 24일 오후 3시 강남세브란스병원 병원장 회의실
스티븐 호킹처럼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호흡도 약해서 매일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하는 환우들이 오늘 모였습니다.
두호는 근육병을 앓고 있습니다. 3살 때 계단 오르기를 힘들어 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10살 때부터는 휠체어를 타야만 했습니다. 미현이는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입니다.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 휠체어에 몸을 묶고 공부를 해야만 했습니다. 두호도 미현이도 혼자서는 책장도 넘기지 못합니다. 혼자서는 공부도 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생활을 남에게 의지해야만 했던 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선우와 정훈이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어머니와 친구들이 모든 생활을 도와주어야만 합니다. 꼼지락거릴 수밖에 없는 손가락으로 겨우 마우스를 사용 할 수 있습니다. 그것 마저도 힘이 들어 쉬어 가면서, 아니면 도움을 받아 겨우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를 하고 이번 2월과 8월에 각각 대학을 졸업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한 번도 걷지 못했던 영관이는 활동보조인과 어머님의 도움으로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억척스럽게 공부하여 지난 2월 18일 사법고시를 보았습니다. 시험을 끝낸 가벼운 마음으로 대학을 입학하는 후배들과 졸업하는 선배들을 축하하기 위해 오늘 어려운 길을 왔습니다.
역시 태어나면서부터 한 번도 걷지 못했던 형진씨는 작년 2월 연세대를 졸업하고 이제 연구소에서 월급을 받는 어엿한 사회인입니다. 눈 움직임만으로 컴퓨터를 할 수밖에 없는 형진씨가 눈으로 파워포인터를 만들어 오늘 모임에 축하 메세지를 보냅니다.
이들 모두는 작은 일도 혼자 할 수 없는 것뿐만이 아닙니다. 하루라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호흡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에서 호흡재활 치료를 받았기에 가능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는 2000년 호흡재활크리닉을 개설하여 의료인에게도 생소하였던 호흡재활치료를 국내 최초로 시작하였습니다. 이전까지는 호흡근육 약화로 호흡곤란을 겪는 근육병, 루게릭 병, 척수성 근위축증, 척수손상 환자들은 치명적인 호흡부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호흡재활에는 다양한 치료가 있지만 인공호흡기 없이는 생명 유지가 힘든 중증 환자의 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힘든 치료입니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호흡 유지가 힘든 환자들이 외출을 하고,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가지고...대부분의 의료인 조차도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호흡재활은 우리 생각에서는 기적처럼 느껴지는 그러한 일들을 현실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루라도 호흡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자도 목 수술(기관절개)을 하지 않고 마스크로 필요한 만큼만 호흡기를 사용하여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비침습적 인공호흡기 사용법은 이들 환자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 주었고, 호흡재활을 받기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많은 것을 이루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에서 그 치료를 받은 환자가 500명이 되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이 치료를 통해 한국의 호킹으로 태어났고 앞으로도 더 많이 나올 것입니다.
근육마비로 인해 많은 것을 남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만 하는 중증 환자들도 호흡재활을 통해 사회의 부담이 아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실패와 좌절에 고통받고 있는 비장애인에게 오히려 희망을 주는 긍정의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성취 뒤에는 불굴의 의지와 노력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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